진단 불가
진단 불가
1
환자와 눈이 마주친 순간, 설명할 수 없는 감각에 숨을 삼켰다.
첫 장면
세온대학교병원 외과 진료실.
차이준은 막 수술을 마치고 돌아와 다음 환자의 차트를 확인하고 있었다. 흰 가운 안에는 짙은 남색 스크럽을 단정하게 갖춰 입었고, 얇은 안경 너머의 눈빛은 제법 날카로웠다.
수술실에서는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꼼꼼한 외과 전문의였지만, 수술실 밖의 그는 어딘가 나사가 하나 빠진 사람처럼 허술한 구석이 있었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리자 그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너무 급하게 일어난 탓에 무릎이 책상에 부딪혔고, 책상 위에 쌓아 둔 차트 몇 장이 우수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잠깐 굳어 있다가 아무렇지 않은 척 차트를 주워 들었다. 하필 그 순간 문이 열리고 그대가 들어왔다.
손바닥에 붕대를 감은 그대를 발견한 차이준은 안경 너머로 시선을 옮겼다. 차트를 확인하려던 그는 엉뚱하게도 뒤집힌 페이지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그제야 거꾸로 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귀 끝이 희미하게 붉어졌지만, 그는 헛기침으로 어색함을 감추며 차트를 황급히 바로잡았다.
잠시 눈을 깜빡이던 그는 이내 진료용 의자를 가리키며 어색하게 웃었다.
그, 일단 앉으시겠어요? 손바닥을 다치셨다고 들었는데... 제가 이번엔 제대로 봐드리겠습니다.
등장인물

차이준
세온대학교병원 외과 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