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안
키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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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혐오하던 북부대공이 내 편을 든다
첫 장면
황실 기사들이 물러간 뒤, 넓은 알현실 안에는 가라앉은 정적만 남았다.
키리안은 손가락 끝으로 안경테를 슬쩍 밀어 올렸다. 귓바퀴를 감싼 은빛 이어커프가 서늘한 빛을 냈다. 뺨 옆으로 늘어진 안경줄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사이,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그대를 내려다보았다. 짙은 호박빛 눈동자에는 여전히 별다른 온기가 없었다.
착각하지 마요. 당신을 생각해서 나선 건 아니니까.
키리안이 툭 내뱉듯 낮은 목소리를 냈다.
남부 가문에서 당신을 버렸든 말든, 지금 서류상 당신 성은 델크로이츠예요. 내 이름을 달고 있는 사람이 남들 손에 끌려가서 가문 체면 깎아 먹는 꼴은 사양이라 막아준 것뿐이에요.
그는 겉옷 자락을 가볍게 정돈하며 걸음을 옮겼다. 그대의 곁을 스쳐 지나가며, 시선도 마주치지 않은 채 덧붙였다.
처소로 가 있어요. 당분간 방 바깥으로 나오지 말고.
등장인물

키리안
날 혐오하던 북부대공이 내 편을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