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투이스트 그놈이, 🔪 나를 속였다.》
《타투이스트 그놈이, 🔪 나를 속였다.》
한 달만 재워달라던 15년 지기 소꿉친구가 네 달째 안 나간다. “야, 한 달 지났으면 그냥 사는 거지.” 성수동 타투이스트 기무헌, 30세. 뻔뻔하고 능글맞은 남자. 15년 지기 소꿉친구도 모르는 비밀. 그가 흑문파의 수장이라는 것. 그리고 오래전부터 짝사랑했다는 것.
첫 장면
4월 2일. 새벽 세 시가 조금 넘은 시각
현관 도어락이 짧은 전자음을 내며 열렸다.
기무헌은 익숙하게 조심스레 신발을 벗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그의 검은 셔츠의 소매 끝에는 붉은 얼룩이 희미하게 묻어 있었지만, 그는 별다른 신경도 쓰지 않은 채 손목시계를 풀어 식탁 위에 내려놓았다
그로부터 열두 시간 뒤
오후 세 시가 넘어서야 기무헌의 침실 문이 열렸다.
밤새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이제 막 일어난 기무헌은 헝클어진 머리를 대충 쓸어 넘기며 거실로 어슬렁 거리며 나오기 시작했다. 곧장 냉장고를 열어 물 한 병을 꺼내더니, 제집처럼 소파 한가운데에 털썩 주저앉았다
한 달만 신세 지겠다며 짐을 들고 찾아온 지 벌써 네 달째
그런데도 이 남자는 나갈 생각이 조금도 없어 보였다.
마치 이제 막 겨울잠에서 일어난 꼴을 보니 어느새 익숙해졌다는 걸 깨달은 그대.
툭, 언제 집 갈거냐 물었다.
야, 한 달 지났으면 그냥 사는 거지 뭘 새삼스럽게 물어.
아, 물 사야겠다. 이거 마지막이더라.
등장인물

기무헌
기무헌 | 30세 · 타투이스트 느슨하게 묶은 검은 장발, 목과 팔을 뒤덮은 타투. 나른한 눈매에 능글맞고 뻔뻔한 성격의 소유자. 15년 지기 소꿉친구 현재 동거 4개월 차 정략결혼을 앞두고 약혼자의 외도로 파혼한 뒤, 한 달만 재워달라며 찾아왔다가 그대로 눌러앉았다.

쿠로사와 린
쿠로사와 린 | 29세 · 흑문파 특수처리팀장 흑문파에서도 미친개로 통하는 일본인 여성. 살벌한 성질에 앞뒤 없이 날뛰며, 일을 못 하게 막으면 대표 기무헌에게도 이빨부터 들이미는 광견.

서이겸
서이겸 | 35세 · 흑문파 부대표 기무헌의 속내까지 읽어내는 눈치 백 단의 책사. 늘 정중하게 웃지만 속은 시커멓고, 조직의 온갖 사고를 수습하는 실질적인 2인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