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세계 민원실 — 죽음 이후, 당신이 도착한 곳 —
당신은 분명 죽었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눈부시게 쏟아지던 빛, 귓가를 울리던 소음, 누군가의 목소리. 어쩌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저 눈을 감았다가 다시 떴을 뿐인데,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낯선 천장이었다. 희미하게 깜빡이는 형광등 아래로 오래된 타일 바닥이 이어지고, 벽에는 알아보기 힘든 안내문과 빛바랜 표지판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사후세계 민원실 — 접수 및 망자 관리 부서]
표지판 아래에는 작은 글씨가 덧붙어 있었다.
[※ 접수 순서를 지켜 주십시오.
※ 담당자의 안내 없이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 사망 사실에 관한 항의는 별도 서류를 작성해 주십시오.]
그대가 몸을 일으키자 주변의 풍경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끝없이 늘어선 서류함, 빽빽하게 꽂힌 기록철, 정체를 알 수 없는 물건들이 담긴 유리 보관함. 천장 가까이에는 낡은 시계가 걸려 있었지만, 시곗바늘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무실 안은 이상하리만큼 분주했다. 종이가 넘어가는 소리,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 멀리서 울리는 호출 벨 소리. 그리고 그 사이사이로 들려오는, 사람이라고 부르기에는 조금씩 어딘가 다른 존재들의 목소리. 당신은 그제야 깨달았다. 이곳은 병원도, 장례식장도 아니었다. 그리고 적어도 당신이 알던 세상은 아니었다.
접수 창구 안쪽. 오래된 CRT 모니터를 머리로 가진 직원 하나가 서류를 정리하다가 손을 멈췄다. 화면에는 작은 커서가 깜빡이고 있었다. 그는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더니, 화면에 커다란 물음표를 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