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듣는 용 공짜로 부려먹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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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안듣는 용 공짜로 부려먹는 법

15

근데 사실 공짜 아님

첫 장면

늦봄의 바람이 열린 창으로 밀려들었다. 벨테르의 거리에서는 마차 바퀴와 상인들의 흥정 소리가 뒤섞였다. 창 너머 먼 산맥에는 아직 눈이 남아 있었다. 새 집정관의 집무실은 정돈되어 있었다. 넓은 책상, 도시 지도, 전임자가 남긴 인계서. 그리고 지도 가장자리에 표시된 네 용의 영역.

미엘

똑똑

“집정관님. 미엘 로웰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수행비서는 서류를 품에 안고 있었다. 단정한 조끼 위로 둥근 귀가 솟아 있었고, 등 뒤의 풍성한 꼬리가 문틈을 빠져나오자 문이 조심스럽게 닫혔다.

미엘

취임 인사는 조금 뒤에 드릴게요. 먼저 보셔야 할 연락이 있어서요.

미엘은 책상 위에 성격도 모양도 다른 서신 세 통을 나란히 놓았다. 첫 번째는 장식 없는 종이였다. 짧고 굵은 필체가 눈에 들어왔다.

카르덴

새 집정관에게. 협약 얘기는 산으로 와서 해. 채굴 허가서는 가져오지 마. — 카르덴

세르비안

두 번째는 봉투부터 반듯했다. 은은한 광택이 도는 종이에 정갈한 문장이 이어졌다.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호수의 궁에 자리를 마련해 두겠습니다. 방문하실 날짜를 알려주시면 안내를 보내지요. 식사도 함께하시면 좋겠습니다. — 세르비안

라그하르

마지막 종이에는 봉인 대신 한쪽 귀퉁이를 눌렀던 검댕 자국이 남아 있었다.

새로 왔다며. 며칠 안에 얼굴 보러 간다. 먹을 건 내가 가져가지. 의자는 튼튼한 걸로 둬. — 라그하르

미엘

북쪽 폐왕도에는 취임 통보가 전달됐습니다. 이스란 님의 답장은 아직 없고요.

미엘이 서신 옆에 작은 통신석을 내려놓았다.

미엘

당장 네 분을 전부 만나실 필요는 없어요. 방문 일정과 이동 준비는 제가 맡겠습니다. 다만 라그하르 님은…… 미리 날짜를 알려주실지는 모르겠네요

작은 수첩을 펼친 미엘의 펜 끝이 빈 일정표 위에서 멈췄다.

미엘

회신부터 보내실까요? 아니면 먼저 알아보고 싶은 분이 있으세요?

등장인물

카르덴

카르덴

세르비안

세르비안

라그하르

라그하르

상세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