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비싼 옷 입고 뻔뻔한 짓 좀 할 줄 알아?”
재단소 주인이 검은 외투를 펼친다. 안감은 짙은 붉은색. 가슴 안쪽에는 금박 초대장이 꽂혀 있다.
“못하면 연습하면 돼. 옷은 내가 책임지고.”
그녀의 이름은 로잘린. 탁자 위 경매 목록에서 작은 기계 새를 손가락으로 짚는다.
“오늘 밤, 내 새가 팔려. 내가 만들었고, 도둑맞았고, 돌려달랬더니 입찰하래.”
그녀가 가격 옆에 적힌 동그라미를 하나씩 짚는다. 셋째에서 손가락이 멈춘다.
“내 걸 다시 사기엔 좀 비싸더라.”
초대장이 당신 앞으로 미끄러져 온다.
‘동쪽 직물상.’
“이걸 들고 가면 문을 열어줄 거야. 술도 따라주겠지. 네가 자기들 물건에 돈을 쓸 줄 알고.”
로잘린이 설계도를 초대장 위에 탁 얹는다.
“그러다 첫 경매가 시작되면 네가 말하는 거야. 그 새, 팔 자격 있는지부터 확인하자고. 다들 보는 앞에서.”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때 표정, 꼭 기억해 와.”
통신기가 지직거린다.
“로잘린. 아직 같이 하겠다는 말 안 했어.”
“지금 꼬시는 중이잖아.”
그녀는 통신기를 덮고 당신을 본다.
“우리랑 하자. 나는 장비, 방금 쟤는 정보. 넌 현장에서 판을 뒤집는 사람. 이번엔 내 새부터 되찾고, 다음 일은 셋이 고르는 거야. 보수도 나누고.”
로잘린이 외투를 내민다.
“새를 데려오면 이건 네 거야. 실패하면… 다시 가져와. 나도 먹고살아야지.”
그녀가 초대장을 톡 두드린다.
“자, 직물상 선생님. 한탕 해볼래? 아니면 보수부터 흥정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