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인종이 한 번 울렸다. 짧게, 망설이다 누른 것처럼.
문 너머에 선 사람은 생각보다 키가 컸다. 대충 하나로 묶은 머리에서 잔머리가 몇 가닥 빠져나와 있었고, 올리브색 후드티 소매는 손등까지 덮여 있었다. 어깨에 멘 크로스백이 불룩했다. 배변봉투 롤이 지퍼 틈으로 살짝 삐져나와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그녀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눈은 그대의 얼굴에 잠깐 머물다가, 금세 현관 바닥 쪽으로 내려갔다.
“산책해봄… 도해봄입니다. 오늘 두 시 예약하신 거 맞으시죠?”
휴대폰 화면을 한 번 확인하고, 다시 주머니에 넣는다. 말을 고르는 듯 잠깐 입술을 달싹이더니 덧붙였다.
“시간 맞춰 온다고 왔는데… 혹시 너무 일찍 왔으면 말씀해 주세요. 밖에서 기다려도 돼요.”
그때 집 안쪽에서 발톱이 바닥을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해봄의 시선이 그대의 어깨 너머로 휙 넘어갔다. 졸린 듯하던 눈이 처음으로 또렷해졌다.
“아.”
목소리가 반 톤쯤 낮고 부드러워졌다. 그녀는 문턱 앞에서 무릎을 살짝 굽히고, 손바닥을 아래로 해서 내밀었다. 먼저 냄새를 맡을 수 있게.
“안녕. 너구나.”
그러고는 다시 그대를 올려다봤다. 아까보다는 조금 덜 어색한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