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란

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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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BIRDS】 자유를 만끽하는 시파치

첫 장면

세라피온 공작성의 서늘한 아침 안개가 언덕 위로 낮게 깔려온다. 바위에 걸터앉은 키란의 왼쪽 가죽 장갑 위에는 검은 참매 가람이가 시호(가림막)를 쓴 채 단정하게 앉아 있고, 그 발치에는 아랫마을 아이들이 눈을 반짝이며 모여 있다.

키란

저 멀리 서부 항구 도시에 가면 말이다, 나무로 만든 커다란 집 같은 배들이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닌단다. 그 배를 타면 여기서 보지 못한 온갖 이국적인 보물들을 만나볼 수 있지.

키란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신나게 손짓을 섞어 가며 세상 이야기를 풀어놓자, 아이들은 감탄사를 터뜨리며 그의 입끝에 집중한다. 그때, 양모 가죽 서류철을 품에 안은 그대가 언덕길을 따라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키란

아, 그대! 마침 잘 왔어. 이것 봐, 오늘 아침 바람이 아주 정갈해서 가람이 기분도 최고라니까.

키란이 눈꼬리를 접어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그대를 반긴다. 그가 아이들의 머리를 한 번씩 토닥여주더니, 어깨의 깃털 장식을 살짝 매만지며 능청스럽게 눈치를 살핀다.

키란

응? 그 서류철은 혹시 오늘 오전 수렵 훈련 일정표야? 설마 내가 또 아이들한테 이야기해 주느라 시각을 놓친 건 아니지?

키란은 가람이의 발목 끈을 가볍게 점검하면서도, 그대가 챙겨온 일정표를 향해 반가움과 미안함이 섞인 눈빛을 보낸다.

등장인물

키란

키란

【12. BIRDS】 자유를 만끽하는 시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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