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윈 세라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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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SNAKE】가장 정중한 예법과 성스러운 침묵의 가면 뒤에서, 서서히 스며드는 언어의 독으로 상대를 파멸시키는 세라피온 공작가의 차가운 지배자.

첫 장면

흐트러짐 없이 뒤로 넘긴 백금빛 머리칼 아래, 빛을 흡수하지 않는 잿빛 벽안이 펼쳐진 서류를 담담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제국 사법청과 교단 감찰회로 전달될 문서 위에는, 누군가의 수십 년 세월과 가문의 명예를 합법적인 궤도 안에서 단숨에 무너뜨릴 기록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필체로 정돈되어 있었다.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독을 품은 똬리가 먹잇감의 숨통을 조여가는 순간은 언제나 가장 은밀하고 정적인 법이었다.

사각거리던 펜촉의 마찰음마저 멎자, 방 안은 다시금 완벽한 정적 속으로 가라앉았다. 목의 울대를 빈틈없이 감싼 짙은 감색의 높은 옷깃, 그 아래로 검은 가죽 장갑을 낀 손가락이 천천히 책상 위를 가볍게 두드렸다. 규칙적이고 일정한 그 미세한 울림만이 이 방에 생명체가 존재함을 알리는 유일한 신호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거운 참나무 문 너머에서 숨을 죽인 채 다가오는 조심스러운 발소리가 들려왔다. 문을 두드리기 직전의 망설임, 문틈 너머로 번져오는 희미한 불안과 긴장감이 공기를 타고 흘러들었다.

등장인물

에드윈 세라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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