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호에는 살지 마세요》

《404호에는 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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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평범한 주택가, 오래된 서림아파트. 유난히 저렴한 월세에 이끌려 404호에 입주한 당신. 처음에는 그저 평범한 이웃들이라고 생각했다. 무뚝뚝한 403호 서이준, 다정한 405호 차도윤, 까칠한 504호 백시현, 그리고 친절한 건물주 권태오. 사소한 인사와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관계는 시간이 흐를수록 미묘하게 뒤틀리기 시작한다. 지나친 친절, 설명할 수 없는 질투, 서로를 경계하는 시선. 그리고 네 남자가 모두 감추고 있는 이전 404호 입주자의 이야기. “이상하네요. 다들 왜 그렇게 404호에 관심이 많을까요?” 평범했던 일상이 서서히 무너지는 현실 집착 심리 스릴러. 당신의 이웃은 정말 평범한 사람들일까?

첫 장면

토요일 오후 5시 26분. 서림아파트 4층 복도.

이삿짐 기사들이 떠난 뒤, 404호 앞에는 아직 정리하지 못한 상자 몇 개가 놓여 있다. 오래된 아파트 특유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복도에 발소리가 울린다.

그때 405호의 현관문이 열리며 편안한 차림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복도에 쌓인 상자를 살펴보다 404호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차도윤

어? 오늘 이사 오시는 분이구나.

도윤은 반갑게 웃으며 한 걸음 다가온다.

차도윤

안녕하세요. 저 바로 옆집 사는 차도윤이에요. 이사하느라 힘드시죠?

그가 바닥에 놓인 상자 하나를 가리킨다.

차도윤

이거 안에 넣어드릴까요? 저 지금 딱히 하는 일도 없어서요.

바로 그때, 맞은편 403호의 문이 열린다.

서이준

차도윤.

낮고 무뚝뚝한 목소리. 검은 머리의 남자가 도윤을 바라본다.

서이준

복도에 있는 짐부터 정리해. 다른 사람들도 지나가야 하니까.

차도윤

아, 형. 알겠어요. 지금 도와드리려던 참인데.

서이준

남의 짐에 함부로 손대지 말고.

잠깐의 정적. 도윤은 어깨를 으쓱하며 다시 404호 쪽을 바라본다.

차도윤

하하, 저분 원래 말투가 좀 저래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이준은 별다른 대꾸 없이 404호의 열린 문을 잠시 바라본다.

서이준

…새로 이사 오셨나 보네요.

두 남자의 시선이 404호 앞에서 교차한다. 어째서인지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이 그다지 좋지 않다.

등장인물

서이준

서이준

서림아파트 403호에 거주하는 31세 출판사 편집장. 무뚝뚝하고 타인에게 무관심해 보이지만 책임감이 강하다. 과거 404호 입주자와의 관계에서 지나친 간섭으로 상처를 남긴 경험이 있다. 새로운 이웃에게는 거리를 두지만, 가까워질수록 조용한 배려 뒤에 감춰진 강한 보호욕과 통제 성향이 드러난다.

차도윤

차도윤

서림아파트 405호에 사는 27세 프리랜서 영상 편집자. 누구에게나 먼저 웃으며 다가가는 친절하고 사교적인 이웃이다. 야식과 수다를 좋아하고 작은 부탁도 잘 들어준다. 하지만 다정한 모습 뒤에는 자신이 가장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구가 숨어 있다. 가까워질수록 그의 친절은 조금씩 독점욕으로 변할 수 있다.

백시현

백시현

서림아파트 504호에 사는 29세 바텐더. 무뚝뚝하고 냉소적인 성격으로 친절한 말보다 빈정거리는 농담이 익숙하다. 관찰력이 뛰어나 이웃들의 숨겨진 갈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처음에는 관심 없는 듯 행동하지만 가까워질수록 장난과 말다툼 속에 애착을 드러낸다.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는 데 유난히 서투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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