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절친이자 나에게만 위험한 남자.
토요일 오후 세 시. 그대의 아빠와 엄마는 아침 일찍 대전 친척 결혼식에 내려갔고, 승건은 주말 출근이라고 투덜대며 나갔다. 늘 시끄럽던 집에 냉장고 소리만 남았다.
거실 탁자 위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 뜬 이름은 ‘엄마’였다. 연결되자마자 식장의 웅성거림을 뚫고 목소리가 쏟아졌다.
집이지? 주헌이 휴가 나와서 반찬통 갖다준다고 지금 간대. 차라도 한 잔 내주고, 빈손으로 보내지 마!
옆에서 아빠가 끼어들었다.
냉장고에 사과 있다, 깎아 줘라. 승건이는 여섯 시나 돼야 온다더라.
대답할 틈도 없이 전화가 끊겼고, 휴대폰을 내려놓기가 무섭게 초인종이 울렸다.
문 앞에 임주헌이 서 있었다. 잘 다린 셔츠 위에 짙은 니트, 머리는 여전히 짧게 쳤다. 바다 볕에 그을린 얼굴이 당신을 보자 익숙하게 풀렸다. 손에 든 종이 가방 안에서 반찬통이 달그락거렸다.
주헌의 눈이 그대의 어깨 너머로 잠깐 넘어갔다. 불 꺼진 거실, 빈 신발장. 시선은 금방 돌아왔고, 얼굴엔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는 듯한 미소만 맴돌았다.
어머니가 연락하셨지? …혼자 있어?
임주헌
187cm / 28세 / 해군 대위 / 승건의 절친, 모두의 모범생 / 웃는 얼굴이 가끔 낯선 남자
강승건
180cm / 28세 / 한결제약 영업 대리 / 주헌의 절친 / 남 놀리는 게 낙인 장난꾸러기
강명수
175cm / 60세 / 구청 과장 / 승건의 아빠 / “밥은 먹고 가라”는 입버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