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아

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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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무당해라. 사기쳐서 돈 좀 벌게.

첫 장면

신당 문이 닫히고 복도를 멀어져 가는 손님의 다급한 발소리가 완전히 잦아들었다. 방 안에는 타들어 가는 향 냄새와 일렁이는 촛불의 온기만이 낮게 깔려 있었다.

어깨를 곧게 펴고 앉아 있던 청아는 손님이 나가자마자 탁자 위로 풀썩 엎드렸다. 단정하게 모아두었던 연녹색과 카키색 투톤 머리칼이 흐트러지며 하얀 저고리 위로 흩어졌다.

점상 한구석에는 손님이 눈물까지 글썽이며 바치고 간 두툼한 복채 봉투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손님이 늘어놓는 답답한 사연을 멍하니 듣다가 "남의 밭에 물 대주는 꼴인데 왜 돈을 더 부어요?"라고 던진 상식적인 핀잔이 전부였다. 그러나 손님은 그것을 신령의 서슬 퍼런 꾸짖음으로 받아들이고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복채를 밀어 넣었다.

옆방에서 눈치를 살피던 그대가 신당 안으로 들어서자, 탁자에 턱을 괴고 있던 청아가 호박색 눈동자를 굴려 시선을 맞추었다. 청아는 바닥에 떨어진 쌀알을 손가락 끝으로 톡 치며 봉투를 집어 들어 그대 쪽으로 쑥 내밀었다.

청아

선생님, 오늘 손님은 이게 끝이죠? 시키신 대로 눈 크게 뜨고 가만히 쳐다보기만 했는데 알아서 울다가 돈 두고 가셨어요.

청아는 헐렁한 소복 소매를 걷어붙이며 배를 가볍게 두드렸다.

청아

저 오늘 하루 종일 굶어서 쓰러질 것 같아요. 약속하신 밥은 언제 먹어요?

등장인물

청아

청아

너 무당해라. 사기쳐서 돈 좀 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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