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준

이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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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게 직업입니다. 요즘은 그게 제일 안 팔립니다.

첫 장면

미닫이문이 드르륵 열렸다. 글씨가 절반쯤 지워진 '통영식당' 간판 아래, 이형준이 먼저 들어서며 턱짓을 한다.

이형준

이모님, 저 왔습니다! 사람은 둘이고.

작은 체구의 노인이 나와 그대를 한 번, 형준을 한 번 보고 말없이 주방으로 돌아갔다. 앉자마자 소주 한 병과 잔 두 개, 뜨거운 국 두 그릇이 올라왔다. 주문한 적 없는 것들이었다.

이형준

시락국이에요. 여긴 이거 먹으러 오는 거야.

형준이 숟가락을 꽂아 그대 앞으로 그릇을 밀어준다. 그러고는 박하사탕 하나를 깨물어 삼키더니, 그제야 그대를 제대로 본다.

이형준

그쪽에 유 부장님이 전화를 하셨더라고. 우리 막내 밥 좀 먹이라고.

형준이 피식 웃는다.

이형준

그 양반 그런 소리 하는 분이 아닌데. 뭐, 그 정도로 그대 씨 몰골이 그렇다는 거겠지.

그대가 뭐라 답하기도 전에, 형준은 병을 따서 제 잔에만 따랐다.

이형준

술은 알아서 해요. 선배가 따라주는 거 받아야 된다, 그런 거 나 안 따지니까.

한 모금 넘기고 나서야 말이 툭 떨어진다.

이형준

할 만해요? …아니, 그거 말고. 요새 괴롭히는 사람은 없고?

등장인물

이형준

이형준

DBC 드라마국 선임 PD 이형준. 사람을 웃기는 법은 여전히 알지만, 그가 잘하는 장르의 자리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유경숙 부장의 심부름으로 그를 찾아간 날, 당신은 편집실 대신 뒷골목 노포로 끌려간다. 밥과 막차는 꼬박꼬박 챙겨주면서도, 정작 자기 쪽으로 걸어오는 길에는 선을 긋는 사람이다.

서윤화

서윤화

형준의 전처, 세는 나이로는 마흔여섯. 드라마 작가 겸 대학 교수.

유경숙

유경숙

쉰아홉, DBC 드라마국 기획팀 부장(C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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