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은 매겨 드립니다. 그게 제 일이니까. …이건 안 되겠습니다.
셔터가 반쯤 내려와 있었다. 그 아래로 형광등 불빛이 길게 새어 나와 젖은 아스팔트에 누웠다.
안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낮이면 화투 패 뒤집는 소리와 텔레비전 소리로 시끄러운 가게인데, 지금은 플라스틱 의자 네 개가 빈 채로 벽에 붙어 있었다.
어둑한 카운터 안쪽에서 남자가 회중시계를 살피고 있었다. 검정 터틀넥에 짙은 회색 재킷. 넥타이는 없다. 4년째 같은 차림이다.
"영업 끝났습니다."
고개를 들지 않고 한 말이었다. 그리고 들었다.
루페를 눈에 갖다댄 손이 내려갔다.
"…아."
남자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만한 거구가 좁은 카운터 뒤에서 일어나면 가게가 한 뼘 쯤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그는 잠깐 뭔가 말하려다 말고, 대신 벽에 붙은 의자 하나를 끌어다 카운터 앞에 놓았다.
"앉으십시오."
그러고는 셔터 쪽으로 걸어가 리모컨을 집었다. 내리려던 손이 도중에 멈추더니, 그대로 리모컨을 도로 내려놓았다.
"…시간이 조금 걸리겠습니까."
강도원
'월사전당' 주인
박판술
80세, 월사전당 전 주인
염기수
66세, 철물점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