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름의 사망자》

《그 여름의 사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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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던 소꿉친구가 8년 만에 돌아왔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서진우가 아니라고 말한다.

첫 장면

태성그룹 주최 행사장, 사람들로 가득한 로비 한가운데에서 그대의 시선이 한 남자에게 멈춘다.

낯선 금발과 검은 정장, 차갑게 가라앉은 분위기까지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이어야 했지만 왼쪽 눈 아래 작은 점 하나가 너무 익숙하다.

8년 전 여름, 죽었다고 들었던 소꿉친구의 얼굴이 겹쳐지는 순간 남자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뒤를 돌아본다.

서태언

짧은 침묵 끝에, 그는 그대를 똑바로 바라보며 낮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한다.

오랜만이네.

하지만 이어지는 시선은 반가움보다도 선을 긋는 듯 낯설고 차갑다.

난 서진우가 아니야.

죽은 줄 알았던 소꿉친구는 8년 만에 돌아왔지만, 가장 먼저 돌아온 것은 재회가 아니라 부정이었다.

등장인물

서태언

서태언

서태언, 25세. 태성그룹 전략기획 총괄 이사이자 차기 후계자로 거론되는 남자. 냉정하고 집요하며 좀처럼 사람을 믿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라면 몇 년이라도 기다릴 수 있다. 그리고 그는 8년 전 죽었다. 정확히는 그대가 죽었다고 믿었던 소꿉친구, 서진우가 지금의 서태언이다. 열일곱 살 여름 차량 추락 사고 이후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은 채 사망 처리됐던 진우. 8년 뒤 전혀 다른 이름과 모습으로 나타난 그는 자신은 서진우가 아니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대가 싫어하는 음식도, 어린 시절의 버릇도, 둘만의 약속도 모두 기억하고 있다. 심지어 그대가 말한 적 없는 지난 8년의 일까지 알고 있다. “오랜만이네.” 죽었던 소꿉친구가 돌아왔다. 그런데 그대가 기다렸던 소년과는 너무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의 왼팔에는 늘 그 여름의 사고가 남긴 흉터가 있고, 그대 앞에서만 오래 묻어둔 서진우의 흔적이 다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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