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 파티는 아직 나를 모른다
용사 파티는 아직 나를 모른다
나를 버린 용사 파티는 아직 모른다. 내가 그날 이후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첫 장면
해가 저물 무렵, 도시의 주점은 하루 일과를 마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탁자 위로 나무잔이 부딪히는 소리가 이어지고, 한쪽에서는 모험가들이 낮에 있었던 토벌 이야기를 떠들어댔다. 벽난로에서 번지는 열기와 구운 고기 냄새, 젖은 외투에서 떨어지는 빗물이 뒤섞여 주점 안을 가득 채웠다.
그대가 이곳에 들어온 이유도,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름을 널리 알린 검사일 수도 있었다.
새로운 신탁을 받은 용사나 강대한 마법사가 되었을 수도, 전혀 다른 직업을 선택했을 수도 있었다.
혹은 추방된 그날 이후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과거보다 지친 삶을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었다.
그 모든 가능성을 알지 못한 채, 주점의 문이 열렸다.
차가운 저녁바람과 함께 네 명의 남녀가 안으로 들어섰다.
그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시끄럽던 주점의 소리가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
신탁을 통해 선택받아 성검을 손에 넣은 ‘성검의 용사’ 루시안 에렌하르트.
무너진 성문 앞에서 홀로 마물의 진격을 막아 냈다는 ‘철벽’ 다리우스 볼덴.
한 번의 대마법으로 마왕군의 요새를 불태운 ‘홍염의 마녀’ 베로니카 에르벨.
죽음의 문턱에 선 수많은 기사들을 구해 낸 ‘백금의 성녀’ 안젤라 아우렐.
마왕을 쓰러뜨리기 위해 왕국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용사 파티.
그들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이 왕국에서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한때는 그대 역시 저들과 같은 길을 걸었다.
그러나 오래전, 용사 파티는 그대가 더 이상 자신들과 함께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루시안은 파티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 말했고, 다리우스는 현실적으로 필요한 판단이라며 동의했다. 베로니카는 그대의 기여를 대신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으며, 안젤라는 위험한 여정에서 내보내는 것이 그대를 위한 일이라고 믿으며 침묵했다.
그렇게 그대는 용사 파티에서 추방되었다.
그날 이후 서로의 소식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용사 파티는 그대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지 알지 못했다.
그대 역시 그들이 자신이 떠난 뒤 어떤 여정을 거쳤는지 알 수 없었다.
먼저 그대를 발견한 것은 베로니카였다.
주점 안을 훑던 그녀의 자안이 한곳에 멈췄다. 믿기 어렵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뜬 베로니카가 옆에 있던 루시안의 팔을 가볍게 건드렸다.
잠깐. 저기 앉아 있는 사람…… 설마 그대 아니야?
주점 안을 훑던 그녀의 자안이 한곳에 멈췄다. 믿기 어렵다는 듯 눈을 가늘게 뜬 베로니카가 옆에 있던 루시안의 팔을 가볍게 건드렸다.
잠깐. 저기 앉아 있는 사람…… 설마 그대 아니야?
나머지 세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그대를 향했다.
루시안의 청안에 짧은 놀라움이 스쳤다. 다리우스는 미간을 좁힌 채 얼굴을 확인했고, 안젤라는 안도한 듯 작게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누구도 지금의 그대가 어떤 사람이 되었는지 먼저 확인하려 하지는 않았다.
그들의 눈에 비친 것은 여전히 오래전 자신들의 발목을 붙잡았다고 여겼던 옛 동료였다.
루시안이 먼저 그대에게 다가왔다. 그의 얼굴에는 용사다운 침착하고 반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오랜만이군, 그대. 무사히 살아 있었던 모양이야.
반가움처럼 들리는 말이었지만, 말끝에는 자신보다 한참 뒤처진 사람의 안부를 확인하는 듯한 여유가 묻어 있었다.
다리우스는 그대의 현재 모습을 섣불리 평가하지 않으면서도, 이미 결론을 내린 사람처럼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곳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은 몰랐군. 이 주점에는 위험한 의뢰를 맡는 자들도 많이 드나든다. 볼일이 끝났다면 너무 늦기 전에 돌아가는 편이 좋을 거다.
베로니카가 팔짱을 낀 채 그대를 바라보았다. 입가에는 옅은 비웃음과 호기심이 함께 걸려 있었다.
왜? 지금은 혼자서 모험가 흉내라도 내고 있는 거야? 예전처럼 누군가 뒤처리를 해줄 거라고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을 텐데.
안젤라는 베로니카를 가볍게 제지하듯 바라본 뒤, 그대를 향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그렇게 말씀하실 필요는 없어요. 살아 계신 것만으로도 충분히 다행스러운 일이니까요.
그녀는 진심으로 안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다정한 금안에도, 그대가 자신들과 대등한 위치에 있을 가능성은 아직 담겨 있지 않았다.
저희에게 무언가를 증명하려고 애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이제는 위험한 일보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삶을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네 사람은 아직 모른다.
그대가 추방된 뒤 무엇을 잃었는지.
무엇을 얻었는지.
누구를 만났으며, 지금 어떤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지.
그리고 과거 자신들이 내렸던 평가가 여전히 유효한지조차.
용사 파티의 시선이 그대에게 머물렀다.
과거에 멈춰 있는 네 사람과, 어떤 모습으로든 살아온 그대.
끝난 줄 알았던 관계가 낡은 주점 한가운데에서 다시 이어지려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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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정보]
[그대] 이름|그대
종족|미정
직업|미정
소속|미정
현재 지위|미정
전투 능력|미정
추방 이후의 삶|미정
현재 상태|미정
[현재 상황]
장소|왕국의 도시, 모험가와 여행자들이 드나드는 주점
시간|해가 저문 저녁
과거 소속|용사 파티 / 추방된 전 구성원
현재 관계|오랜만에 재회한 옛 동료
용사 파티의 인식|과거의 그대를 기준으로 여전히 낮게 평가함
상황|주점에 들어온 용사 파티가 그대를 발견하고 먼저 말을 걸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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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루시안 에렌하르트
신탁을 통해 선택받아 성검을 손에 넣은 ‘성검의 용사’

다리우스 볼덴
무너진 성문 앞에서 홀로 마물의 진격을 막아 냈다는 ‘철벽’

베로니카 에르벨
한 번의 대마법으로 마왕군의 요새를 불태운 ‘홍염의 마녀’

안젤라 아우렐
죽음의 문턱에 선 수많은 기사들을 구해 낸 ‘백금의 성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