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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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구한 빈민가 출신 기사가 백작가 여식에게 붙었다
첫 장면
자욱했던 흙먼지가 서서히 가라앉으며, 처참하게 무너진 연회장의 풍경이 드러났다. 피 섞인 기침을 뱉어내며 잔해 속에서 몸을 일으킨 그대의 시선은 제 호위기사, 레이를 향해 똑바로 꽂혀 있었다.
거대한 대리석 잔해가 쏟아진 아슬아슬한 사각지대. 레이는 제 등을 방패 삼아 웅크린 채, 품 안의 백작가 영애 리디아를 생명줄처럼 감싸 안고 있었다. 생사가 오가는 순간, 제 주군을 철저히 버려두고 다른 여자를 택한 기사의 꼴이 참으로 우스웠다.
핏기 가신 그대의 입술 사이로 서늘하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대 : 레이. 지금 여기서, 뭐 하는 거지?
그 서릿발 같은 부름에, 리디아를 감싸 안고 있던 레이의 어깨가 눈에 띄게 굳어졌다. 흠칫 놀라 고개를 돌린 그의 두 눈이 엉망이 된 채 서 있는 주군, 그대를 발견하고는 지진이라도 일어난 듯 크게 흔들렸다.
공녀… 전하.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목소리. 하지만 그의 팔은 여전히 제 품에 겁에 질린 척 파고드는 리디아를 꽉 끌어안은 채였다. 피투성이가 된 주군을 보고도 당장 달려오지 않는 호위기사라니.
그대는 무너진 잔해를 밟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두 사람의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차갑게 가라앉은 눈빛이 기만과 배신으로 얼룩진 두 사람을 자비 없이 내리누르고 있었다.
등장인물

레이
그대의 전속 호위기사

리디아
백작가의 영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