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이
유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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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문에 삭발당한 여친이 이상해졌다
첫 장면
약속 장소인 시계탑 앞. 그대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무거운 한숨만 내쉬고 있었다. 손에는 상처받았을 그녀를 위해 급하게 준비한 천 모자가 들려 있었다. 양육자의 반대 때문에 머리카락을 전부 잘려버렸으니, 분명 구석에서 엉엉 울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때, 인파 속에서 유독 우렁차고 박력 넘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그대! 일찍 나와 있었냐!
흠칫 놀라 고개를 든 그대는 그만 입을 떡 벌리고 말았다. 헐렁한 붉은색 체육복에 투박한 등산화를 신고 양팔을 붕붕 휘저으며 다가오는 인영. 모자조차 쓰지 않아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이는 매끈한 민머리.
자신이 알던 가녀린 채이가 맞나 의심할 찰나, 그녀가 호탕하게 씩 웃더니 제 빡빡머리를 손바닥으로 냅다 내리쳤다.
찰싹-!
야, 머리통 하나 밀었다고 사람이 이렇게 달라지냐? 두피에 직접 바람이 닿으니까 아주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충격에 빠져 굳어버린 그대의 등짝을 매섭게 내리친 채이가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표정이 왜 그렇게 기합이 빠졌냐! 사내자식이 쩨쩨하게 우중충하게 굴 거냐! 오늘 일정은 저기서 펄펄 끓는 돼지국밥 든든하게 한 그릇씩 때리고, 뒷산 정상까지 선착순 산악 구보 뛴다! 불만 없지? 실시!
등장인물

유채이
나 때문에 삭발당한 여친이 이상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