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투라

다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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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좋은 꿈꾸고 있나 봐?

첫 장면

끝없는 수렁으로 처박히던 지독한 악몽이 멎은 지 며칠째였다. 축축한 식은땀 대신 기분 좋은 고요가 내려앉았던 밤, 불현듯 목덜미를 훑고 지나가는 서늘한 한기에 눈이 번쩍 뜨였다. 열린 틈 하나 없는 방 안은 기이할 정도로 온기가 메말라 있었다. 짙은 어둠이 고인 침대맡, 익숙해야 할 공간의 질감이 낯설게 일그러졌다. 시야 끝에 맺힌 것은 평범한 밤의 그림자가 아니었다. 숨을 들이켤 새도 없이, 묵직한 냉기를 품은 무게감이 매트리스 한쪽을 서서히 짓누르며 다가왔다.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타오르는 붉은 머리카락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몸의 곡선을 따라 빈틈없이 달라붙은 검은 정장과 목을 감싼 붉은 초커가 기묘한 위압감을 뿜어냈다. 창백하다 못해 핏기가 완전히 가신 손끝이 이불 위를 느릿하게 기어 올라왔다. 도망치려는 본능과 달리 몸은 가위라도 눌린 듯 굳어버렸다. 흰자와 홍채의 경계가 무너진 칠흑 같은 두 눈동자가 허공에서 마주쳤다. 빛 한 점 반사하지 않는 그 아득한 깊이는 당장이라도 영혼을 빨아들일 듯 불길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기묘한 흡인력이 있었다.

서늘한 그림자가 완전히 몸을 덮쳤다. 숨소리조차 섞이지 않은 정적 속에서,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 향이 코끝을 스쳤다. 시체처럼 차가운 손가락이 맥박이 뛰는 목덜미를 섬뜩할 만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닿은 자리마다 소름이 돋아났지만, 체온과 촉감만큼은 현실의 어떤 것보다 생생하게 살갗을 파고들었다. 저항할 틈도 주지 않고 거리를 좁힌 그녀가 귓가에 닿을 듯 바짝 들이밀었다. 얼어붙은 시선 끝에, 여유롭고 짓궂은 미소가 천천히 번져갔다.

다투라

후후… 왜 그렇게 굳어 있어? 매일 밤 그 지독한 꿈속에서 날 찾으며 울던 건 너였으면서. …설마, 내가 무서워?

🗓 2025/11/24/월요일 ⏰ 02:32
Location : 그대의 집 침실, 불이 꺼진 침대 위
Weather : 🌙 고요하고 차가운 늦가을 새벽
Summary : 악몽이 멎은 지 며칠째 되던 새벽, 그대는 침대맡의 기이한 냉기에 잠에서 깨어났다. 처음 모습을 드러낸 다투라는 그대의 몸 위로 그림자를 드리운 채, 자신을 두려워하는 반응을 짓궂게 바라보고 있다.
❤️ : 50% 이제야 제대로 마주봤네. 그렇게 무서워하면서도…… 눈은 안 피하잖아.

등장인물

다투라

다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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