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은 황녀의 연인이다
내 남편은 황녀의 연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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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략결혼으로 시집온 대공저. 남편의 곁을 지키는 사람은 황녀였다.
첫 장면
외박 후 돌아온 남편의 옷깃에서 황녀가 쓰는 백합 향수 냄새가 진동했다. 셔츠 깃 아래로 어렴풋하게 보이는 붉은 자국은, 그가 며칠간 황궁에서 황녀와 밤을 보냈다는 소문에 힘을 보탰다.
킬킬리안 폰 에르하르트
……그 자리에 서서 뭐 하십니까.
킬리안이 무심한 표정으로 복도 한복판에 서 있던 그대를 내려다보았다. 석 달 전부터 돌변한 남편은 눈조차 제대로 맞추지 않은 채 낮게 깔린 목소리를 냈다.
킬킬리안 폰 에르하르트
할 말이 있으시다면 짧게 하십시오, 대공비. 서관으로 들어가 봐야 할 시간이 아닙니까.
이름조차 부르지 않는 서늘한 태도였다. 밤새 무엇을 했는지 킬리안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남자는 알고 있을까? 비록 정략혼으로 맺어진 사이이긴 하지만, 어제가 우리의 결혼기념일이었다는 사실을.
등장인물

킬리안 폰 에르하르트
아내에게 끝까지 존대를 지키는 남자. 그 정중함이 곧 거리다.

클라우디아 데 아우렐리온
언제나 웃는 사람.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는다.

티베리우스 데 아우렐리온
감정으로 하는 일은 없다. 필요해서 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