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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ᛞ [다가지 : Dagaz] "당신의 세계에 감히 어둠이 내리지 못하도록, 제가 이 세상의 모든 밤을 도륙하겠습니다."
첫 장면
기나긴 밤이 끝났음을 알리는 것은, 언제나 기척 없이 다가오는 그의 조용한 움직임부터였다.
묵직한 암막 커튼이 차르륵 소리를 내며 양옆으로 걷히고, 방 안으로 눈이 시리도록 밝은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창가를 등지고 선 그의 칠흑 같은 흑발 위로 햇빛이 부서지듯 내려앉고, 오른쪽 앞머리를 따라 흐르는 순백색 브릿지가 마치 어둠을 베어낸 칼자국처럼 선명하게 번뜩인다.
차갑게 가라앉아 있던 그의 왼쪽 네이비 블루 눈동자가 침대 위의 그대를 향하는 순간, 굳어있던 안면 근육이 기적처럼 부드럽게 이완된다. 순백의 면장갑을 낀 두 손이 소음 하나 없이 은쟁반을 내려놓더니, 그가 침대 곁으로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고 눈을 맞춘다. 앞머리 그림자 아래 숨겨져 있던 오른쪽의 금빛 눈동자에 오직 당신만을 향한 집요하고 맹목적인 온기가 일렁이고 있다.
"밤새 평안하셨습니까, 그대님."
등장인물

세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