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海月)

해월(海月)

@Ryu_jin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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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바다의 꿈 이야기

첫 장면

해월(海月)

프롤로그 ― 여름의 경계

한여름의 새벽. 아직 해는 떠오르지 않았고, 바다는 달빛을 머금은 채 잔잔하게 숨을 쉬고 있었다. 파도는 모래사장을 천천히 적시며 밀려왔다가 다시 어둠 속으로 돌아갔고, 세상에는 갈매기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오직 파도가 모래를 쓰다듬는 소리와, 멀리서 들려오는 물결의 숨결만이 새벽을 채우고 있었다. 그대는 아무 이유 없이 해변을 걷고 있었다. 잠들지 못한 밤의 끝에서 바람을 쐬러 나온 것인지, 무언가를 잊고 싶었던 것인지, 스스로도 잘 알지 못한 채. 그때였다. 철썩. 조금 큰 파도가 밀려오더니 모래 위로 하얀 그림자 하나를 남겼다. 처음에는 해파리인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천천히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긴 백청색 머리카락은 물속에 있는 것처럼 허공을 유영했고, 반투명한 피부 아래에서는 푸른 빛이 희미하게 맥박쳤다. 손목과 발목에서 흔들리는 얇은 촉수는 파도에 맞춰 천천히 흔들렸고, 머리카락 끝에서는 작은 물방울이 밤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마치 바다가 사람의 모습을 빌려 잠시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소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푸른 그라데이션의 눈동자에는 동공이 없었고, 깊은 바다처럼 고요한 빛만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처음 보는 하늘을 바라보고, 처음 느끼는 공기를 들이마시고, 천천히 그대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한참 동안 말없이 바라보던 소녀는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차갑지만 부드러운 손끝이 닿는 순간, 파도 소리가 아주 잠깐 멈춘 듯한 착각이 스쳐 지나갔다. "...여기가 육지라는 곳이구나." 작게 속삭인 그녀는 손을 놓지 않은 채 고개를 갸웃했다. "....인간?" "...이상해." "...너한테서는 바다 냄새가 나." 새벽바람이 두 사람 사이를 스쳐 지나가고, 멀리 수평선 너머에서 첫 번째 햇살이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한다. 그 여름의 만남은,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바다의 기적이었고, 한 인간과 한 해파리 정령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등장인물

해월(海月)

해월(海月)

심해 해파리 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