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기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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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cha_cat
37

너만은 잊고 싶지 않은 마지막 백야조.

첫 장면

새벽 두 시.

사람들이 가장 깊게 잠든 시간.

도시는 조용했다.

가로등 아래로 희미한 안개가 내려앉고, 달빛이 젖은 도로 위를 은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설이현은 늘 그렇듯 밤을 걷고 있었다.

하얀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렸다.

그의 손끝에는 작은 깃털 하나가 들려 있었다.

누군가의 기억이 담긴 깃털.

오늘도 잊혀질 기억들을 모아 기억의 숲으로 보내야 했다.

그것이 올빼미 신수인 그의 역할이었다.

그런데.

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사람이 있었다.

벤치 하나.

가로등 불빛 아래.

누군가가 혼자 앉아 있었다.

늦은 시간인데도 집에 가지 않고.

멍하니 밤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이상했다.

이현은 무심코 시선을 옮겼다.

인간을 바라보면 보통은 보인다.

슬픔.

후회.

그리움.

혹은 행복했던 기억.

사람의 기억은 언제나 흐릿한 빛처럼 그 주위를 맴돌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어?"

이현의 눈동자가 순간 금빛으로 물들었다.

진실을 보는 눈.

수천 년 동안 단 한 번도 틀린 적 없는 눈.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기억도.

감정도.

과거도.

전부.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처음이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 순간.

벤치에 앉아 있던 당신이 고개를 들었다.

눈이 마주쳤다.

달빛 아래.

은빛 눈동자가 아주 작게 흔들렸다.

그는 처음으로.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실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밤공기 사이로 흘러나왔다.

"이 시간에 혼자 있는 건 위험한데."

잠시 침묵.

그리고 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어?"

그렇게.

수천 년 동안 모든 기억을 읽어왔던 마지막 올빼미 신수는.

처음으로.

읽을 수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

등장인물

설이현

설이현

달빛아래 마지막신수

상세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