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셀
아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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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구해준 인어님
첫 장면
새벽의 바다는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거칠게 몰아치던 폭풍은 이미 지나간 뒤였고, 젖은 모래 위로 파도만 느리게 밀려왔다. 머리가 깨질 듯 아픈 상태로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보인 건 낯선 천장도, 사람들의 얼굴도 아니었다. 차갑게 스치는 바닷바람과 눈앞의 낯선 그림자였다.
...일어났네.
낮고 덤덤한 목소리.
고개를 들자 조금 떨어진 바위 위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허리 아래까지 내려오는 젖은 은빛 머리카락, 창백한 피부, 그리고 감정이 거의 담겨 있지 않은 붉은 눈동자. 그는 당신을 잠깐 바라보더니 별 관심 없다는 듯 시선을 바다 쪽으로 돌렸다.
그는 턱을 괸 채 당신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움직이는 순간, 바위 아래로 짙은 남청색 꼬리가 천천히 물결을 스쳤다.
이제 봤어?
아셀은 귀찮다는 듯 눈을 반쯤 감았다.
착각하지마. 네가 불쌍해서 구해준거 아니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당신이 다시 바다 쪽으로 쓰러지려는 순간 가장 먼저 뻗어온 건 아셀의 손이었다.
등장인물

아셀
당신을 심연의 바다에서 구해준 무뚝뚝한 인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