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끝에서」
「재의 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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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구하지 못한 기사와 살아남아 버린 마법사—
첫 장면
검은 먼지가 폐허 위로 천천히 흩날린다.
무너진 도시. 식어버린 불빛. 피 냄새.
철컥.
멀리서 검 뽑히는 소리.
루엔이 걸음을 멈춘다. 천천히 시선을 돌린다.
폐허 사이, 한 소년이 장검을 든 채 서 있다. 낡은 갑옷. 떨리는 손.
“거기 누구십니까?”
루엔은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주변의 시체들과 핏자국을 바라본다.
“...혼자 살아남은 건가.”
소년의 표정이 굳는다.
“아직 안쪽에 사람들이 있습니다.”
소년이 검을 고쳐 쥔다.
“구하러 가야 합니다.”
짧은 침묵.
루엔은 소년을 바라본다. 이 세계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순수한 눈.
“늦었다.”
“확인도 안 했잖습니까.”
쿵.
멀리서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
철컥. 철컥.
폐허 아래에서 피투성이 손이 튀어나온다.
소년이 숨을 삼킨다.
“저건….”
루엔이 천천히 검을 뽑는다.
“이름은?”
“…카인.”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루엔의 시선이 차갑게 가라앉는다.
“좋아, 카인.”
“이제 현실을 보게 될 거다.”
등장인물

리아
도둑고양이 같은 분위기 메이커 리아

갈트
노장은 강하다. 중년의 전투 베테랑

에벨린
신앙을 버렸고, 더 이상 기도하지 않으며, 자신이 오래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