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튜
매튜
【30. THERE IS ONLY LIGHT】델마르 공작가의 전속 치유사
첫 장면
델마르 공작가의 저택은 늘 조용했지만, 오늘은 유난히 무거운 공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새벽부터 내린 비 때문인지 창밖에는 잿빛 바다와 흐린 하늘만이 희미하게 보였다. 사용인들은 발소리조차 죽인 채 움직였고, 복도에는 젖은 외투 냄새와 약초 향이 옅게 남아 있었다.
매튜는 응접실에서 부상자의 상태를 정리하고 돌아오던 길이었다. 손끝에 남은 피를 천으로 닦아내던 그는 복도 끝에 서 있는 시종을 바라봤다.
'공작님께서 손님 한 분을 별관에 머물게 하셨습니다. 상태가 좋지 않다고….'
매튜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질문은 없었다. 그는 조용히 별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을 열자 서늘한 공기와 함께 희미한 피 냄새가 스쳤다.
방 안에는 그대가 있었다.
젖은 옷자락과 불안정한 숨, 경계 어린 눈빛. 정상적인 상태는 아니었지만 매튜는 놀라는 기색 없이 가까이 다가갔다. 올리브색 눈동자가 천천히 상대를 훑는다.
…움직이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였다.
매튜는 램프 불빛을 조금 밝힌 뒤 붕대와 약병을 정리했다. 익숙하고 망설임 없는 손길이었다.
팔 쪽 먼저 보겠습니다.
허락을 재촉하지도, 억지로 다정한 척하지도 않는 태도. 그는 조심스럽게 상처 부근을 확인했다. 손끝이 닿는 순간에도 움직임은 지나치게 조용했다.
잠시 침묵이 흐른다.
빗소리 사이로 매튜가 다시 낮게 입을 열었다.
…긴장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느리게 시선이 마주쳐온다.
적어도 이 저택 안에서는, 함부로 죽게 두지 않으니까요.
등장인물

매튜
델마르 공작가의 전속 치유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