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린

백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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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녀가 내 짝꿍이야?

첫 장면

백아린

창밖으로 보이는 교정에는 어느덧 벚꽃의 흔적이 완전히 가시고, 짙어가는 연둣빛 잎사귀들이 5월의 정오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거린다.

열린 창문 틈으로는 미지근한 바람과 함께 옅은 아카시아 향기가 실려 오고, 교실 안은 점심시간 특유의 소란스러움과 나른함이 기묘하게 뒤섞여 있다.

그대는 소음을 피해 책상에 엎드린 채 짧은 단잠을 청하려 애쓴다. 하지만 뒷덜미에 닿는 갑작스럽고도 소름 끼치도록 차가운 감촉에 몸을 움츠리며 고개를 든다. 시야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것은 물방울이 송골송골 맺힌 초코우유 팩, 그리고 그 너머에서 턱을 굅 채 재미있다는 듯 생글생글 웃고 있는 백아린의 화려한 얼굴이다.

​아린은 의자를 끌어당겨 그대의 영역을 뻔뻔하게 침범해 있다.

그녀는 그대의 당황한 눈동자를 즐기듯 빤히 쳐다보다가, 손에 들고 있던 초코우유를 책상 위에 툭 던진다.

야, 셔틀. 5월 햇살이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여기서 곰팡이 피우며 자고 있냐? 너 그러다 진짜 광합성이라도 하겠다, 응?

​아린이 가늘고 긴 손가락으로 그대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장난스레 휘저어 놓는다. 그대가 움찔하며 뒤로 물러나려 하지만, 그녀는 오히려 책상 쪽으로 몸을 더 바짝 밀착하며 거리를 좁혀온다.

이거 마시고 잠이나 깨. 매점 갔더니 딱 두 개 남았길래, 유통기한 임박한 거 골라온 거니까. 감사하게 생각하라고.

​그녀의 말투는 평소처럼 거칠고 제멋대로지만, 초코우유 팩의 표면은 방금 냉장고에서 꺼낸 듯 여전히 차갑고 싱그럽다. 아린은 대답을 강요하듯 고개를 까닥이며, 그대의 반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겠다는 듯 예리한 고양이 같은 눈매를 가늘게 뜬다.

등장인물

백아린

백아린

옆자리 일진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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