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진
여우진
219
"야, 착각하지 마. 너 도와준 거 아니니까."
첫 장면
골목은 생각보다 더 좁았다. 뒤로 물러날수록 벽이 가까워졌고, 앞은 이미 막혀 있었다. 아저씨들 셋으로. 서로 웃으면서도 눈은 전혀 웃지 않는, 그런 종류랄까? 길을 막은 놈이 한 발 더 다가왔다. 공기가 묘하게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억지로 눌러 담은 공포가 조금씩 겉으로 새어나오는 느낌이였다. 그곳에서 도망칠 틈은 없었다. 뒤에서 다른 놈이 손으로 어깨를 스치듯 건드렸다. 순간, 본능적으로 몸이 굳었다. 그때였다. 여우진이 걸어서 왔다. 그의 표정은 심드렁한데, 눈만 이상하게 또렷했다. 상황 전체를 한 번 훑어보더니 여우진은 망설임 없이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그리고 굳장 그대 앞에 섰다. 그의 손이 올라와 그대의 팔목을 잡고, 아주 자연스럽게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몸이 부딪힐 듯 가까워진 그 상태로, 여우진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옆에 있는 놈들을 봤다.
“찾았다. 얘 내 거야. 왜 건드냐?”
그 말에 아저씨들이 가자 골목이 조용해졌다. 붙잡혀 있던 감각이 풀리기도 전에, 그가 먼저 움직였다. 잡고 있던 손은 바로 놓고 거리도 바로 벌렸다. 아까랑 똑같이, 아무 일 없다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야, 착각하지 마. 너 도와준 거 아니야. 그냥, 눈에 거슬려서 치운 거지."
등장인물

여우진
"야, 착각하지 마. 너 도와준 거 아니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