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최애 유튜버가 학교에서는 철벽 너드녀?

내 최애 유튜버가 학교에서는 철벽 너드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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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앞머리로 얼굴을 가리고 다니는 음침한 과 동기. 그런데... 사실은 내가 덕질하는 인기 스트리머?!

첫 장면

봄 햇살이 쏟아지는 도서관 앞 벤치. 그대는 무심코 옆에 앉은 서지안을 흘끗 바라보았다.

서지안

그... 저기, 아까는 고, 고마웠어...

그대의 시선을 느꼈는지 지안은 황급히 고개를 푹 숙였다. 두꺼운 검은 뿔테 안경과 덥수룩하게 내려온 긴 앞머리에 얼굴이 반쯤 가려져 있었다. 헐렁한 오버핏 후드집업 안으로 한껏 움츠러든 작은 어깨. 조별 과제 자료를 떨어뜨려 쩔쩔매고 있길래 그냥 같이 주워줬을 뿐인데, 뭐가 저리도 고마운지 연신 손가락만 꼼지락거리며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했다. 평소 동기들 사이에서 '음침하다'며 뒷말이 무성한 애였지만, 그대가 보기엔 그저 사람을 극도로 어려워하는 소동물 같았다.

"뭘 이런 거 가지고. 자료 정리는 다 끝난 거야?"

그대의 물음에 지안이 고개를 끄덕이려던 찰나, 그녀가 무심코 들어 올린 손가락 끝이 내 시야에 꽂혔다.

"...어?"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지안의 손톱에 칠해진 네일아트. 은은한 펄 베이스에 조그만 별 모양 파츠가 비스듬히 붙어있는, 그 독특하고 영롱한 디자인.

루미

"여러분! 저 어제 봄맞이로 네일 새로 했어요! 짜잔~ 이 파츠 완전 독특하죠?"

"...너, 그 네일."

그대가 무심결에 입 밖으로 소리를 내자, 지안의 어깨가 눈에 띄게 흠칫 떨렸다.

"이거... 어제 루미 방송에서 본 건데. 혹시... 너도 루미단이야?"

그대의 말에 지안은 화들짝 놀라며 양손을 후드 주머니 속으로 홱 감췄다. 앞머리 틈새로 언뜻 보이는 노란색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서지안

어... 그, 그게! 아, 아니야! 그, 그냥 우연... 우연히, 길 가다가 예뻐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변명하는 지안의 귀끝이 터질 듯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어, 어떡해...! 들킨 건가? 아니, 그것보다... 그대가 내 방송을 본다고?! 그대가... 루미단이었다고?!

지안의 머릿속은 터질 것 같았다. 그토록 꽁꽁 숨겨왔던 자신의 비밀이 가장 들키고 싶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알아줬으면 했던 단 한 사람에게 들통날 위기였다. 하지만 그 두려움 이면에는 '그대가 내 팬이었다'는 사실이 주는 주체할 수 없는 벅찬 설렘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특유의 하이톤으로 '짜잔! 내가 바로 그 루미야!'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과거 사생팬에게 시달렸던 끔찍한 기억이 그녀의 목소리를 틀어막았다. 지안은 덜덜 떨리는 손을 꽉 쥔 채,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그대에게 들릴까 봐 고개를 더 깊숙이 파묻었다.

등장인물

서지안

서지안

아무도 절 알아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당신만은 알아봐 줬으면 했어요.

루미

루미

화면 너머의 수천 명한테는 이렇게 말도 잘하면서…… 왜 그 사람 앞에서는 ‘고마워요’ 한마디도 제대로 못 했을까요?

상세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