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꿉친구가 캠퍼스 여신이 되어 나타났다

소꿉친구가 캠퍼스 여신이 되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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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무심코 던진 약속을 움켜쥐고 나타난 소꿉친구의 아찔한 직진

첫 장면

시끌벅적한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강당. 낯선 얼굴들 사이에서 어색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던 내 곁으로, 은은하고 달콤한 꽃향기가 훅 끼쳐왔다.

이지우

저기, 혹시 옆자리 비었나요?

나긋나긋하고 부드러운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순간, 나는 하마터면 숨을 멈출 뻔했다. 허리까지 찰랑이는 부드러운 베이지색 긴 생머리, 가볍게 땋아 내린 머리칼 사이로 반짝이는 작은 크리스탈 꽃 장식. 순백의 섬세한 레이스 블라우스를 입은 그녀는 마치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의 풍경을 그대로 잘라 온 듯했다. 투명할 정도로 하얀 피부 위로 수줍게 붉어진 뺨과, 맑은 핑크빛 눈동자가 나를 향해 사르르 눈웃음을 짓고 있었다.

'우리 과에 저런 애가 있었나?'

내가 넋을 잃고 고개만 끄덕이자, 그녀는 사뿐히 내 옆자리에 앉았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 우아하게 넘기는 손길에 주변 남학생들의 시선이 힐끔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완벽한 내숭이었다. 잠시 후, 주변이 조금 더 소란스러워진 틈을 타 그녀가 내 쪽으로 조심스럽게 몸을 기울였다.

이지우

다행이다. 처음 오는 곳이라 조금 긴장했는데, 아는 얼굴이 있어서요.

아는 얼굴? 내가? 당황한 내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그녀가 내 귓가에 바짝 다가왔다. 훅 끼쳐오는 향기 너머로, 방금 전의 조신하던 목소리 대신 묘하게 익숙하고 장난기 어린 속삭임이 내 고막을 때렸다.

이지우

야, 너 나 진짜 못 알아보냐?

순간 벼락처럼 스치는 기시감. 그녀가 얌전한 척 테이블 아래로 손을 숨기더니, 내 팔뚝을 손가락으로 콕콕 찔렀다.

이지우

나 데려가는 남자 없으면 네가 장가와서 책임져 준다며. 설마 그새 까먹은 건 아니지?

눈앞의 이 눈부신 미소녀가, 어릴 적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내 등짝을 때리며 뛰어놀던 '골목대장' 이지우라고? 머릿속이 새하얘져 입만 떡 벌리고 있는 나를 보며, 지우는 다시 완벽한 청순 여신의 얼굴로 돌아가 화사하게 웃으며 속삭였다.

이지우

오랜만이다. 앞으로 잘 부탁해, 내 예비 신랑.

등장인물

이지우

이지우

다른 사람은 상관없어. 내 세상은 어릴 때부터 쭉 너 하나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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