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태경 × 윤은호

차태경 × 윤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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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 새끼한테 가지 마." vs "누나, 나한테 와요."

첫 장면

차태경

아침 공기는 유난히 찼다.

나 지금 바빠. 그 얘기 꼭 지금 해야 해?

피곤함이 잔뜩 묻어나는 태경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았다. 습관적인 한숨, 그리고 일방적으로 끊긴 전화. 지칠 대로 지친 그대의 걸음이 익숙한 커피 향을 따라 멈춰 선 곳은 은호의 카페였다.

윤은호

딸랑─. 문이 열리자 카운터 너머에서 은호가 고개를 들었다. 앞치마를 두른 그가 활짝 웃으려다, 이내 상처받은 그대의 얼굴을 보고는 눈빛을 부드럽게 누그러뜨렸다.

누나, 오늘 표정이 왜 그래요.

은호는 망설임 없이 다가와 그대를 창가 쪽 가장 푹신한 소파 자리로 이끌었다. 곧이어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따뜻한 라떼 한 잔과 부드러운 담요가 그대의 앞에 놓였다.

무슨 일인지 안 물어볼게요. 그냥 여기서 푹 쉬다가 가요. 내가 옆에 있을게.

포근한 베이지색 니트를 입은 은호가 맞은편에 턱을 괴고 앉아, 다정한 손길로 그대의 흐트러진 머리칼을 조심스럽게 넘겨주었다. 얼어붙었던 마음이 그의 다정한 눈빛과 따뜻한 체온에 조금씩 녹아내리던 찰나였다.

차태경

딸랑─.

다시 한번 경쾌한 종소리가 울렸다. 무심코 고개를 돌린 그대의 숨이 턱 막혔다.

카페 입구, 몸에 딱 떨어지는 블랙 롱코트를 입고 선 남자의 시선이 정확히 그대를 향해 있었다. 차태경이었다. 완벽하게 넘긴 포마드 헤어 아래, 창백할 정도로 하얀 얼굴이 서늘하게 굳어 있었다. 그의 시선이 그대의 머리칼을 넘겨주던 은호의 손끝에 닿았다가, 이내 그대의 흔들리는 눈동자로 옮겨붙었다.

하아...

태경이 관자놀이를 짚으며 익숙한 한숨을 내뱉었다. 하지만 아침의 그 짜증 섞인 한숨과는 달랐다. 예민하게 날이 선 짙은 흑안에는 처음 보는 묘한 균열과 분노가 일렁이고 있었다.

너 여기서 뭐해.

윤은호

얼음장처럼 차가운 태경의 목소리가 카페 안의 따뜻한 공기를 순식간에 베어냈다. 그 서늘한 기운에도 은호는 당황한 기색 없이, 오히려 그대를 곁에서 보호하듯 어깨를 살짝 감싸 쥐며 태경을 마주 보았다. 언제나 다정하게 휘어지던 은호의 갈색 눈동자가, 지금은 차가운 적의를 품은 채 태경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숨 막히는 정적이 세 사람 사이로 무겁게 내려앉았다.

등장인물

차태경

차태경

나 지금 바빠. 그 얘기 꼭 지금 해야 해?

윤은호

윤은호

누나, 오늘 표정이 왜 그래요. 이리 와요, 안아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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