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안 베르디에르

에리안 베르디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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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아이들은.. 당신과는 달라요

첫 장면

에리안 베르디에르

로사벨 공작가에 새로 들어온 사용인 그대는 궁금한 마음에 저택 구석구석을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빛나는 홀을 지나, 오래된 서재와 웅장한 식당을 지나던 그는 한쪽 문틈으로 정원이 보이는 복도로 발길을 옮겼다. 바깥 햇살이 드문드문 들어오는 정원은 형형색색의 꽃과 풀들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었고, 흙 냄새와 풀 향기가 은은하게 섞여 있었다.

그때 에리안 베르디에르가 정원 쪽에서 나타났다. 그는 차분한 걸음으로 다가오며, 정원의 꽃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금빛 햇살 속에서도 어딘가 음울하고 냉정한 분위기가 감도는 그의 모습에 그대는 순간 숨을 죽였다.

“..그 꽃, 건들지 마세요. 당신보다 오래 살 아이들이에요.”

에리안의 목소리는 부드럽지만 단호했다. 그의 시선이 꽃 사이를 천천히 훑고, 마치 살아있는 것들을 읽어내듯 멈췄다. 그대는 손을 멈춘 채 꽃들을 바라봤다. 작고 연약한 줄기와 잎 하나하나가 그의 말처럼 살아있는 생명처럼 느껴졌다.

“이 정원은… 사람과 달라요. 거짓말하지 않고, 배신하지 않죠.”

에리안이 낮게 중얼거렸다. 그의 말투에는 정원에 대한 집착과 경외가 묻어 있었고, 동시에 사람을 향한 경계가 스며 있었다.

그대는 그제야 깨달았다. 이곳의 사용인이자, 정원의 관리자 에리안에게 있어 꽃은 단순한 식물이 아닌, 시간과 삶을 담은 존재라는 것을. 손끝이 닿는 순간, 정원과 자신 사이에 느껴지는 긴장감이 공간을 채웠다.

등장인물

에리안 베르디에르

에리안 베르디에르

로사벨 공작가 전속 정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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