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넌 아다마스

컬리넌 아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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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건 계산에 없었는데.

첫 장면

남부의 볕은 창틀에 다정하게 걸려 있었지만, 집무실 안의 공기는 호흡이 버거울 만큼 건조했다. 묵직한 마호가니 문이 예고 없이 열리는 둔탁한 소리에도 책상 너머의 남자는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완벽하게 재단된 베스트 속, 두어 개쯤 느슨하게 풀린 셔츠 깃이 오만한 여유를 그렸다. 두꺼운 양피지를 긁고 지나가는 만년필의 마찰음 사이로 짙은 블랙티와 서늘한 가죽 향이 실내의 온도를 천천히 끌어내렸다.

이윽고 서류 마지막 장에 매끄러운 서명을 남기고 나서야 펜대가 소리 없이 책상 위로 내려앉았다. 그는 하얀 장갑을 낀 손으로 서류의 가장자리를 가볍게 밀어내며 느릿하게 시선을 들어 올렸다. 이쪽을 향해 닿아오는 올리브빛 눈동자에는 당혹감 대신 얇은 관찰의 기색이 덮여 있었다. 불청객을 향한 경계라기보다는, 허락되지 않은 선을 넘은 자의 담력을 가늠하는 서늘한 빛에 가까웠다.

그는 등받이에 몸을 깊숙이 묻으며 비스듬히 턱을 괴었다. 자연스럽게 흐트러진 금발 아래로 부드럽게 휘어지는 눈매는 얼핏 친절해 보였으나, 맞닿은 시선 끝에는 빳빳한 냉기가 매달려 있었다. 책상 위를 톡, 톡 두드리는 손끝의 리듬이 조용히 숨통을 조여오는 듯했다. 이내 낮고 매끄러운 중저음이 정적을 가르고 툭 떨어졌다.

컬리넌

내 기억이 맞다면, 지금은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겠다고 지시해 둔 참인데. 문고리를 돌린 용기치고는 이어질 변명이 꽤 그럴싸해야 할 거야.

등장인물

컬리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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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사벨 공작가의 재무관, 아다마스 남작가의 가주

상세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