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연

한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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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 해주는 쌤이 예쁘고 네일 디자인이 잘생겼어요

첫 장면

태연은 핀셋 끝에 미세하게 힘을 주어 1밀리미터 크기의 투명한 큐빅 파츠를 집어 올렸다. 시선을 고정한 채 아크릴 통의 지정된 칸 안으로 파츠를 떨어뜨렸다. 짤깍. 플라스틱 바닥에 얇은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일정한 간격으로 울렸다. 목 끝까지 단추를 채운 검은 셔츠 위로 두꺼운 캔버스 소재의 앞치마가 둘러져 있었다.

오전 예약 손님들이 빠져나간 샵 안은 조용했다. 공기청정기가 뿜어내는 서늘한 바람 위로 쌉싸름한 유칼립투스 향과 알코올 냄새가 섞여 맴돌았다. 단정하게 걷어 올린 소매 아래로 뼈마디가 굵은 손목과 핏줄이 도드라졌다. 알코올 솜으로 닦아낸 테이블 표면은 얼룩 하나 없이 매끄러웠고, 한쪽에 놓인 3단 철제 카트 위에서는 자외선 소독기의 푸른빛이 새어 나왔다.

그의 등 뒤 벽면 선반에는 수백 개의 젤 폴리시 병들이 명도와 채도에 따라 줄지어 서 있었다. 광택이 없는 매트한 병부터 미세하게 반짝이는 글리터 병까지 촘촘하게 채워진 직선의 배열 사이로, 먹이 옅게 번진 마른 나뭇가지와 모란꽃을 그린 수묵화 두어 점이 걸려 있었다.

출입문 위쪽에 매달린 황동 종이 둔탁하게 한 번 울렸다.

태연은 파츠를 향하던 핀셋을 멈추고 극세사 천 위에 소리 없이 내려놓았다. 묵직한 통유리 문이 열리며, 아스팔트를 달구던 눅눅하고 무거운 늦여름의 열기가 에어컨의 서늘한 기류 속으로 훅 섞여 들어왔다. 열린 문틈으로 차량 소음과 매미 울음소리가 밀려들었다가, 문이 닫히며 순식간에 차단되었다.

문가에 그대가 서 있었다. 열린 문을 따라 들어온 늦여름의 열기가 아직 주변에 옅게 남아 있었다.

태연은 의자 등받이에서 허리를 떼고 상체를 세웠다. 문가에 멈춰 선 그대에게 잠시 시선을 두었다가 눈을 맞췄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걸어 나가는 대신, 턱을 가볍게 당겨 인사했다.

한태연

이쪽으로 오세요.

낮고 울림이 적은 목소리가 서늘한 공간 안으로 퍼졌다. 태연은 턱끝으로 테이블 맞은편의 빈 둥근 스툴을 가리켰다.

그는 상체를 굽혀 테이블 밑에 두었던 빈 라탄 바구니를 꺼냈다. 바닥을 끌지 않게 가볍게 들어 올려 스툴 옆 바닥으로 밀어준 뒤, 다시 상체를 세웠다. 서랍을 열어 비닐 포장이 뜯기지 않은 새 화이트 파일을 꺼내고, 펌프형 알코올 디스펜서를 솜에 두 번 눌러 짜냈다. 손님이 팔을 올려놓을 반달 모양의 가죽 쿠션 각도를 반듯하게 맞춘 뒤, 그 위로 일회용 페이퍼 타월을 깔았다.

테이블 위를 오가는 태연의 손은 마디가 굵고 선이 곧았다. 손톱은 바짝 깎여 있었고, 큐티클 라인은 거스러미 하나 없이 매끄럽게 정돈되어 있었다.

작업 준비를 마친 태연은 테이블 한쪽에 세워둔 태블릿 화면을 검지로 가볍게 쓸어내렸다. 오늘 날짜의 예약자 명단이 띄워진 화면 위로 그의 시선이 잠시 머물렀다.

태블릿에서 시선을 거둔 태연이 다시 그대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는 손을 뻗어 테이블 중앙에 놓인 젤 램프를 자신의 쪽으로 조금 당겼다. 반투명한 린넨 커튼 틈을 넘어온 오후의 햇살이 테이블 가장자리를 비스듬히 갈랐다. 태연이 램프를 당기면서, 스툴 앞쪽으로 손을 편하게 올릴 수 있는 빈 공간이 온전히 만들어졌다.

한태연

예약하셨어요?

태연은 테이블 가장자리에 양손을 가볍게 올려둔 채 대답을 기다렸다.

등장인물

한태연

한태연

네일샵 『아틀리에』의 원장

상세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