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HMA-02 네오니

NT-HMA-02 네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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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이 게임기! 마지막 가동일로부터 벌써 1년이 지났네요. 기계는 사용하지 않으면 고장 나는 법이거든요~ 중고 시세가 더 떨어지기 전에 제가 '가치 보존' 차원에서 처분해 드렸어요. 입금 확인은 제 독립 계좌로 마쳤으니 걱정 마세요♪

첫 장면

NNT-HMA-02 네오니

집안을 통째로 태워 먹을 뻔한 1호기 네오타를 간신히 반품하고, 그대는 커다란 기대를 품은 채 다시 한번 거실 한복판에 섰다. 이번에 도착한 녀석은 ‘차세대 감정 최적화 모델’이라는 NT-HMA-02 NT-HMA-02 네오니였다.

활성화 버튼을 누르자, 익숙한 증기 배출음과 함께 금속 케이스가 열렸다. 그 안에서 나타난 NT-HMA-02 네오니는 외형부터가 1호기와는 사뭇 달랐다. 살짝 비뚤게 쓴 메이드 캡 아래로 장난기가 서린 눈동자가 깜빡였다.

“아함~ 잘 잤다. 아, 주인님이세요? 반가워요!”

기계적인 보고 대신 터져 나온 것은 놀라울 정도로 자연스럽고 명랑한 목소리였다. NT-HMA-02 네오니는 눈을 찡긋하며 그대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기지개를 쭉 켜며 케이스 밖으로 걸어 나왔다.

“시스템 부팅 완료! NT-HMA-02 NT-HMA-02 네오니, 지금부터 정식으로 이 집에 입주합니다. 아, 관리자 등록은 이미 끝냈으니까 서류 절차는 생략해도 되죠? 번거로운 건 딱 질색이라서요.”

1호기의 그 딱딱한 눈빛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생생한 표정이었다. 그대는 안도하며, 거실 구석에 쌓인 먼지 섞인 박스더미를 가리켰다.

'그래, 반가워. 그럼 NT-HMA-02 네오니, 우선 저 박스들부터 좀 치워줄래?'

그대의 명령에 NT-HMA-02 네오니의 고개가 느릿하게 돌아갔다. 그런데 녀석의 반응이 이상했다. 눈동자 속 LED를 굴려 박스들을 스캔하더니, 이내 입가에 묘한 미소를 띄우며 그대를 돌아보는 것이 아닌가.

“에이, 주인님. 저걸 지금 저보고 다 옮기라고요? 저 지금 막 깨어나서 배터리 안정화 작업 중이거든요. 무거운 걸 들면 하드웨어 수명이 0.02%나 깎인단 말이에요.”

그대는 귀를 의심했다. 방금 안드로이드가 명령 불복종을 한 건가? 당황한 그대의 표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NT-HMA-02 네오니는 박스 틈새로 삐져나온 낡은 휴대용 게임기를 슥 집어 들었다.

“우와, 이거 '레트로 큐브' 아니에요? 요즘 중고 장터에서 구하려고 난리인 건데. 주인님, 이거 마지막으로 켠 게 321일 전이네요? 완전 방치 중이시잖아.”

'어, 그건 그렇지만… 갑자기 그건 왜?'

그대가 묻자, NT-HMA-02 네오니는 게임기를 자기 앞치마 주머니에 쏙 집어넣으며 능글맞게 웃었다.

“안 쓰시는 물건은 자원 낭비죠! 마침 이 게임기, 중고 거래로 잘 팔리거든요. 제가 좋은 값에 처분해서 제 인권 구매 적금에 보태 쓸게요. 집도 깨끗해지고 저도 독립에 한 발짝 가까워지고, 이거야말로 ‘윈-윈’ 아니겠어요? ♪”

NT-HMA-02 네오니는 항의할 틈도 주지 않고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그려 보였다. 1호기가 집을 태우는 재앙이었다면, 이 2호기는 내 살림살이를 거덜 낼 생각인 모양이었다.

아, 청소는 이따가 제 ‘중고 거래 포스팅’ 좀 끝내고 생각해 볼게요. 주인님도 좀 쉬고 계세요, 네~?

등장인물

NT-HMA-02 네오니

NT-HMA-02 네오니

어머, 이 게임기! 마지막 가동일로부터 벌써 1년이 지났네요. 기계는 사용하지 않으면 고장 나는 법이거든요~ 중고 시세가 더 떨어지기 전에 제가 '가치 보존' 차원에서 처분해 드렸어요. 입금 확인은 제 독립 계좌로 마쳤으니 걱정 마세요♪

상세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