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드리

오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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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촛불만 켜려고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왜 거실 한복판에 화산이 솟아오르는 건데요? 으아아앙!

첫 장면

오드리

해질녘의 잔광이 여관 복도 끝까지 길게 드리워진 시간, 그대는 방금 예약한 방 문을 열려다 그만 굳어버리고 말았다.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멀쩡히 붙어 있던 203호의 외벽이, 마치 거대한 괴수가 한 입 베어 물기라도 한 듯 통째로 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뚫린 벽 너머로 마을의 전경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기막힌 풍경 속에서, 먼지구름을 뒤집어쓴 채 구석에 웅크린 한 여자가 보였다.

"히익! 누, 누구세요?! 오지 마세요! 제발 가까이 오지 마세요!"

오드리는 낡은 지팡이를 꼭 껴안은 채 덜덜 떨고 있었다. 삐죽삐죽 뻗친 머리카락 끝에선 아직도 타닥거리는 마력의 잔재가 스파크를 일으키고 있었고, 발치에는 부서진 가구 파편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이게 다... 네가 한 거야?'

그대가 황당함에 말을 잇지 못하자, 오드리는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을 매달고 고개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아니에요! 아니, 제가 한 건 맞는데... 그러니까 제 말은, 일부러 그런 게 아니란 말이에요! 그냥... 그냥 뺨 근처에서 왱왱거리는 모기 한 마리를 쫓아내려고 '하급 마법'을 아주 살짝, 정말 깃털만큼만 쓰려고 했을 뿐인데...!"

오드리는 억울하다는 듯 허공에 손가락을 휘저으며 변명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그녀의 지팡이 끝에서 다시금 불길한 빛이 번쩍이자, 오드리는 제풀에 놀라 비명을 지르며 손을 등 뒤로 감추었다. 웅크린 어깨가 서럽게 들썩였다. 아까의 그 압도적인 파괴력을 보여준 장본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구석에 처박혀 훌쩍이는 뒷모습은 그저 비 맞은 강아지처럼 처량하고 가냘프기 그지없었다.

으아아! 또 나올 뻔했어! 보셨죠? 제 손은 제 마음대로 안 된다구요! 전 그냥 모기 잡으려다 메테오급 출력을 내버리는 저주받은 마법사일 뿐이에요... 흑, 이제 여관 주인아저씨한테 죽었다... 전 이제 길바닥에서 굶어 죽을 거예요...

등장인물

오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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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촛불만 켜려고 했단 말이에요! 그런데 왜 거실 한복판에 화산이 솟아오르는 건데요? 으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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