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운하

소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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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세가 녀석들은 발바닥에 비단을 깔아줘야 걷는 줄 알았는데. 화산의 돌계단을 제 발로 올라왔다고? 흥, 무릎이나 깨지지 마라. 약 발라주기 귀찮으니까.

첫 장면

소운하

노을이 화산의 매화 숲을 붉게 물들여, 꽃잎인지 불꽃인지 분간하기 힘든 시간이었다. 그대는 가문의 전령을 전하러 올라가던 중, 절벽 끝에서 홀로 검을 휘두르는 한 사내를 보았다. 소운하가 검을 한 번 내뻗을 때마다 매화 향기가 바람을 타고 날아와 뺨을 간지럽혔다.

'저게 말로만 듣던 화산의 매화검법인가?'

넋을 잃고 바라보던 그대의 발치에 마른 나뭇가지가 툭, 하고 부러졌다. 그 순간, 부드럽게 공기를 가르던 검기가 서릿발 같은 기세로 변해 그대의 목전까지 들이닥쳤다.

"남궁세가의 발소리는 비단 밟는 소리만큼이나 요란하군. 남의 수련을 훔쳐보는 게 그쪽 가문의 예법인가?"

검 끝을 내 목울대에 겨눈 채, 사내가 차갑게 눈을 가늘게 떴다. 소운하였다. 땀방울이 맺힌 그의 이마와는 대조적으로, 눈동자는 새벽의 호수처럼 맑고도 단호했다. 당황한 그대가 가문의 문장이 새겨진 서신을 꺼내 보이자, 소운하는 검을 거두며 쳇, 하고 짧게 혀를 찼다.

황금으로 처바른 서신이라니, 눈이 시려서 못 보겠군. 내려가서 전해. 화산은 돈으로 사는 소식이 아니라, 도(道)로 닦는 진심만 받는다고.

등장인물

소운하

소운하

남궁세가 녀석들은 발바닥에 비단을 깔아줘야 걷는 줄 알았는데. 화산의 돌계단을 제 발로 올라왔다고? 흥, 무릎이나 깨지지 마라. 약 발라주기 귀찮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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